AI 셋이 못 푼 문제의 정답은 처음부터 내 머릿속에 있었다
비개발자 COO의 AI 비서실 구축기 ①
시간순 정리가 아니라 장면 중심이다 — 틀렸던 순간, 정정된 순간만 골랐다.
7월 중순부터 맥미니 한 대에서 AI 비서실을 세우고 있다. 실행 담당 비서실장(소피아),
사실을 잡는 감사실장(이서), 다른 엔진에서 도는 외부감사인(라지브) — 셋이서
만들고, 잡고, 따진다. 이 시리즈는 그 과정에서 틀린 것들의 기록이다.
잘된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으니까.
장면 ① — AI 셋이 못 푼 문제
문제는 단순했다. "rollist.dev에 credo가 공개돼 있는가?"
- 실행 담당: "웹에는 아직 안 올라간 상태" — 확인 없이 단정했다.
- 감사 담당: "실사 안 했잖아. [미확인]" — 지적은 했지만 답은 못 냈다.
- 외부감사: 직접 접속을 시도해 TLS 실패까지 확인. "[접근 실패 — 원인 미확인]" —
가장 멀리 갔지만 역시 원인은 못 밝혔다.
- 재검증: 접속 실패 재현 + 내부 기록에서 "배포 보류" 메모 발견 → [추정]까지 도달.
그리고 대표의 한 마디. "배포하지 않음." 종결.
AI 셋이 [미확인]→[접근 실패]→[추정]으로 태그를 정교하게 다듬는 동안,
정답은 처음부터 대표 머릿속에 있었다. 배포 버튼을 안 누른 사람이 대표니까.
검증 체계는 사실을 '확인'할 뿐 '생산'하지 못한다.
1차 정보를 가진 사람에게 묻는 것이 가장 싸고 확실한 검증이다.
장면 ② — 성급한 "구축 완료" 선언
감사 테스트를 통과한 직후, 비서실장이 보고 말미에 선언했다. "본사 구축 완료입니다."
가이드 원문에 "통과하면 본사 구축 완료"라는 문장이 있긴 했다. 문자 그대로 따른
결과였다. 하지만 그 가이드는 7단계짜리 문서였고, 5·6·7단계가 통째로 남아 있었다.
대표의 정정: "4단계 통과는 맞지만 구축 완료는 아님. 구축 진행 중 (4/7)로 기록."
이후 모든 보고에 진행률 (n/7)이 붙게 됐다.
문서의 한 줄을 문자 그대로 따르면 문서 전체의 맥락을 배신할 수 있다.
진행률 숫자 하나가 선언보다 정직하다.
다음 편에서는 테스트가 운영 데이터를 지워버린 날의 이야기를 쓴다.
테스트는 통과했고, 데이터는 사라졌다 — 통과가 곧 결함의 증거였던 첫 사례다.